꿀이 설탕보다 혈당지수(GI)가 낮다는 말은 대체로 맞다. 그러나 당뇨 환자가 설탕 대신 꿀을 먹으면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는 건 별개의 문제다. 실제 임상 연구들은 정반대를 가리킨다.
혈당지수, 꿀이 낮은 건 맞지만 차이는 들쭉날쭉하다
애리조나대학교 자료에 따르면 꿀의 평균 혈당지수는 약 55±5이고, 설탕은 68±5다. 중앙값 기준으로 꿀이 약 19% 낮다. PMC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꿀을 섭취했을 때 혈당지수와 최고 혈당 상승폭이 포도당·과당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이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한 가지를 짚어둬야 한다. 꿀의 혈당지수는 산지·품종·과당과 포도당의 비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Diabetes Care》에 실린 연구에서는 꿀의 GI가 61로 측정됐는데, 같은 연구에서 설탕 GI는 65였다. 차이가 4포인트에 불과해 오차 범위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이다. '꿀은 항상 설탕보다 혈당지수가 낮다'는 일반화는 지나치다.
당뇨 환자에게 중요한 건 혈당지수가 아니라 당화혈색소다
혈당지수는 음식을 먹은 직후 혈당이 얼마나 빨리 오르는지를 나타낸다.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 상태를 평가할 때 의료진이 실제로 보는 것은 다르다. 당화혈색소(HbA1c), 최근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지표다.
PMC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 교차 시험(PMC6360845)에서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꿀 섭취 조건과 대조 조건을 비교한 결과, 대조군의 HbA1c는 0.22%p 감소한 반면 꿀 섭취군은 0.17%p 증가했다. 두 그룹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2). 또 다른 연구에서도 하루 50g의 꿀을 8주간 섭취한 2형 당뇨 환자 53명에서 HbA1c가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48명의 2형 당뇨 환자를 8주간 추적한 연구(PMC5817209)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꿀을 먹은 그룹에서 체중,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은 줄고 HDL 콜레스테롤은 늘었다. 심혈관 대사 지표는 개선됐지만 HbA1c는 오히려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지질은 좋아지고, 혈당은 나빠지는 엇갈린 결과
꿀이 당뇨에 무조건 해롭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체중·LDL·중성지방이 줄고 HDL이 오른다는 건 심혈관 건강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혈당 조절이 최우선인 당뇨 환자에게는 이런 개선이 HbA1c 악화라는 위험을 상쇄하지 못한다.
| 측면 | 효과 | 조건 | 유의점 |
|---|---|---|---|
| 혈당지수 기준 | 설탕보다 약 6~19% 낮을 수 있음 | 연구마다 상이 | 꿀의 산지·품종에 따라 GI 편차 큼, 차이가 오차 범위 내일 수 있음 |
| 당뇨 환자 혈당 조절 | HbA1c 0.17%p 증가 위험 | 8주 섭취 기준 | 혈당 조절 악화 위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 관찰 |
| 심혈관 지표 | 체중·LDL·중성지방 감소, HDL 증가 가능 | 8주 섭취 기준 | 지질 지표는 개선될 수 있으나 혈당 조절이 우선인 환자에겐 권장되지 않음 |
꿀과 설탕의 혈당지수 비교 및 당뇨 환자의 혈당·대사 지표 변화
천연꿀·마누카꿀도 당뇨 환자에게 안전하지 않다
천연꿀이나 마누카꿀이 당뇨에 좋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위 연구들이 사용한 것도 모두 천연 꿀이었다. 가공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혈당 조절 악화 위험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연구마다 꿀의 종류·용량·섭취 기간이 달라 모든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쌓인 증거는 일관되게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당뇨 환자가 꿀을 설탕 대신 자유롭게 먹어도 된다는 근거는 없다.
혈당지수만 보면 꿀이 설탕보다 나아 보인다. 하지만 당뇨 관리의 핵심 지표인 HbA1c는 꿀 섭취 이후 오히려 오른다. 꿀을 당뇨에 이롭다고 여기는 통념은 근거가 얇다.
이 기사에 인용된 수치는 원문 논문 및 학술 자료와 대조해 확인했다. 오류가 발견되면 정정 이력에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