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한국 셀럽들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행보가 유독 진했다. 카리나는 멧 갈라 레드카펫과 매거진 커버를 오가며 글로벌 패션 아이콘 자리를 굳혔고, 신민아는 4,200만원대 엘리 사브 드레스로 웨딩 패션의 기준점을 다시 그렸다. 여기에 르세라핌 전 멤버 김가람이 탈퇴 4년 만에 배우 소속사와 손을 잡으며 새 챕터를 열었다.
카리나, 레드카펫에서 재즈페스티벌까지
에스파 카리나의 2026년 상반기는 촘촘했다. 5월 4일 프라다 브랜드 파트너 자격으로 뉴욕 멧 갈라에 입성했고, 같은 달 말엔 W Korea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 특별판 커버 세 가지 버전을 동시에 장식했다. 샤넬 뷰티 앰배서더이면서 프라다 파트너십까지 병행하는 투트랙 행보는 국내 아이돌 가운데 흔치 않은 조합이다.
6월 15일에는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눈동자' VIP 시사회에 가수 이영지와 함께 나타났다. 극장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도 패션은 그대로 화제가 됐다. 서울재즈페스티벌 현장에서 착용한 슬로바키아 럭셔리 브랜드 네헤라의 플라워 프린트 롱 슬립 드레스는 155만원대 가격임에도 곧바로 온라인 검색량이 치솟았다.
주목할 대목은 브랜드의 지역 다양성이다. 명품 빅하우스와 동유럽 신진 브랜드를 번갈아 선택하는 방식은 단순한 협찬 동선이 아니라, 취향의 레이어를 쌓는 전략처럼 읽힌다. 아이브 리즈 역시 2월 국내 브랜드 마뗑킴의 2026 SS 앰배서더로 선정되며 비슷한 흐름을 탔다.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두 아이콘이 만나 만들어낼 '스타일의 확장성'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리즈는 6월 시드니 야경을 배경으로 SNS 근황을 공개해 해외 일정 중에도 패션 감각을 화제로 이어갔다.
신민아의 드레스, 숫자가 말하는 것
12월 20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신민아·김우빈의 비공개 결혼식은 이듬해까지 웨딩 패션 레퍼런스로 회자됐다. 신민아가 선택한 드레스는 엘리 사브의 2026 봄 브라이덜 컬렉션, 가격대는 약 4,200만원이다. 주얼리는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김우빈의 수트는 랄프 로렌 퍼플 라벨 메이드 투 메저였다. 두 사람 모두 동일한 럭셔리 레이어를 유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웨딩 패션에서 드레스 한 벌에 4,200만원이라는 숫자는 분명 현실과 거리가 있다. 그러나 셀럽 웨딩이 불러오는 파급력은 실구매층을 넘어선다. 엘리 사브 브라이덜 라인 검색량은 결혼식 직후 며칠간 국내에서 급등했고, 국내 웨딩 드레스 숍들은 유사한 실루엣의 대여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가격표가 아니라 실루엣과 무드가 시장에 흡수되는 방식이다.
김가람, 4년의 공백 뒤 선택한 길
여기서 잠깐 다른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2022년 5월 르세라핌으로 데뷔했다가 두 달 만에 학교폭력 의혹으로 팀을 떠난 김가람이, 6월 16일 배우 매니지먼트사 매니지먼트 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소속사에는 이요원, 하석진 등이 함께한다.
공백 4년은 비어 있지 않았다. 2024년 건국대학교 매체연기학과에 진학했고, 올해 3월 13일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열어 연기 연습 영상을 직접 공개했다. 관객이 아니라 과정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소속사는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과 성실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계약 배경을 밝혔다.
다만 복귀 자체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학교폭력 의혹에 대한 공식 해명이나 피해자 측의 입장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소속사 계약이라는 점에서, 일부 대중은 여전히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우로의 전향이 실질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가 선택하는 작품과 행동으로 판단될 문제다.
셀럽 패션이 트렌드를 만드는 방식
2026년 패션계엔 '리젠시 코어'라는 키워드가 부상했다.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즌 4의 영향으로 19세기 초 영국 리젠시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과 소재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카리나의 플라워 프린트 롱 드레스나 신민아의 브라이덜 실루엣도 이 흐름과 멀지 않다. 셀럽의 선택이 트렌드를 만드는 건지, 트렌드가 셀럽의 선택을 이끄는 건지는 늘 닭과 달걀 같은 질문이다. 분명한 건, 두 방향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이다.
카리나의 다음 행보는 아직 확정된 일정이 없다. 리즈는 신곡과 OST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고, 김가람은 데뷔작 발표를 앞두고 있다. 각자 다른 출발선에 서 있지만, 이들이 고른 옷과 선택한 소속사가 2026년 하반기 콘텐츠 지형에 어떤 무늬를 남길지는 지켜볼 만한 시그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