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전이 막판으로 갈수록 달라졌다. 단식 농성과 네거티브 공방이 초반을 채웠다면, 선거 막바지엔 북항 돔구장·퐁피두 미술관·가덕신공항이라는 세 쟁점이 토론장 한가운데 놓였다. 5월 26일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후보 44.8%, 박형준 후보 42.8%로 격차가 2%p까지 좁혀진 가운데, 정책 검증의 밀도도 함께 높아졌다.
토론장에 서기까지 — 단식 농성이 먼저였다
후보 등록은 5월 14일이었지만, 선거전의 실질적 포문은 5월 8일에 열렸다. 부산MBC·KNN·CBS·KBS 4개 방송사가 기획한 TV 토론이 전재수·박형준 양자 토론으로 구성되자,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는 같은 날 부산시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다른 후보와 검증받을 기회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농성은 7일째인 5월 14일 건강 악화로 중단됐다. 정이한 후보는 병원에 입원했고, 박형준 후보는 5월 11일 농성장을 직접 방문해 토론 참여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세 후보가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선 것은 5월 26일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회였다. 부산일보·관훈클럽이 같은 날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까지, 선거 마지막 날엔 두 차례 토론이 열렸다.
야구장·미술관·신공항 — 세 쟁점이 드러낸 온도 차
가장 선명하게 갈린 지점은 야구장 공약이었다. 전재수 후보는 북항 부지 약 3만 평에 바다가 보이는 개폐식 돔구장을 짓고, 사직야구장은 생활체육 시설로 전환하는 '투트랙' 구상을 내놨다. "스포츠·공연·전시·쇼핑이 결합된 복합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었고, 협성종합건업 정철원 회장이 3000억 원 민간 기부 의향을 밝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박형준 후보는 이미 예산이 집행된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의 연속성을 앞세웠다. 정이한 후보는 전재수의 북항 돔구장 구상을 "무책임 공수표"로 규정하며 사직 돔구장 전환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세 후보가 모두 '돔'이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입지와 방식에서 완전히 갈린 셈이다.
퐁피두 미술관 부산 분관 문제도 뜨거웠다. 전재수 후보는 "1100억 원이나 들고 적자까지 예상되는 퐁피두를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다. 박형준 후보는 "관광도시, 문화도시로 가려면 사람들이 와서 꼭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곳도 필요하다"며 공론화를 거쳐 밀고 가겠다고 맞섰다. 박형준 후보는 2025년 부산 외국인 관광객 364만 명, 2026년 1분기에만 100만 명이라는 수치를 들며 도시 브랜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덕신공항은 박형준 후보의 3호 공약 '월드클래스 부산'의 핵심이었다. 2032년 조기 개항과 함께 산업은행 부산 이전, 연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유치를 묶은 패키지였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으로 부산과 세계를 잇고, 기업과 핵심 인재가 스스로 찾아와 머무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입장이었다.
네거티브에서 정책 검증으로 — 흐름이 바뀐 배경
국제신문·KNN·부산CBS 등이 주관한 복수의 토론회를 지켜본 미디어 평가는 엇갈렸다. 초반 공방이 네거티브 위주였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했으나, 5월 22일 부산CBS 토론을 거치면서 해양산업·엑스포 후원금 같은 구체 정책 쟁점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정책 검증의 '깊이'에 대해선 다른 시각도 있다. 세 후보 모두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보다 비전 선언에 가까운 발언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북항 돔구장의 경우 민간 기부 의향액 3000억 원이 언급됐지만, 총사업비나 운영 수지 전망은 토론 내내 불분명하게 남았다. 퐁피두 분관 역시 '공론화'와 '재검토' 사이에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쪽은 없었다.
5월 26일 법정 토론을 끝으로 선거 운동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지율은 전재수 44.8%, 박형준 42.8%, 정이한 3.1%로 수렴했다. 세 쟁점 — 야구장, 미술관, 신공항 — 이 선거 이후에도 부산 시정의 실제 의제로 남을지는 6월 3일 투표 결과와 그 이후를 함께 봐야 알 수 있다. 당선 후보가 토론장에서 한 말을 어떻게 현실화하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