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전기요금을 아끼는 방법은 기기 종류에 따라 정반대다. 인버터형은 26~27℃로 고정해 계속 켜두는 것이 유리하고, 정속형은 2시간 간격으로 꺼주는 것이 낫다. 두 가지를 혼동해 쓰면 절약이 아니라 낭비가 된다.
인버터형과 정속형, 무엇이 다른가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정속형은 실외기가 설정 온도에 관계없이 일정 속도로 계속 돌아간다. 방이 충분히 식어도 멈추지 않는다. 인버터형은 다르다.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 회전속도가 크게 줄어든다. 초기 가동 시 약 2,000W 수준이던 소비전력이 설정 온도 도달 후에는 300W 아래로 내려간다.
인버터형이 국내에 본격 보급된 건 2011~2012년부터다. 그 이전 제품은 대부분 정속형일 가능성이 높다. 집에 오래된 에어컨이 있다면 먼저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내 에어컨이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방법
제품 옆면이나 뒤판의 라벨을 찾아야 한다. '전기용품 안전관리법에 의한 표시' 항목에서 냉방능력 수치가 '정격/중간/최소'처럼 세 단계로 나뉘어 있으면 인버터형이다. 단일 수치 하나만 적혀 있으면 정속형이다.
모델명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LG 에어컨은 모델명 세 번째 자리가 'Q' 또는 'W'이면 인버터형이다. 삼성 에어컨은 모델명 여덟 번째 자리가 '7' 또는 '9'이면 인버터형일 가능성이 높다. 라벨이 훼손됐거나 글씨가 지워진 경우 제조사 고객센터에 모델명을 불러주면 바로 확인된다.
기종별 운전 방식 — 인버터형과 정속형은 반대로 써야 한다
인버터형: 온도 고정 후 연속 운전
한국전력은 인버터형 에어컨에 대해 "껐다켰다를 자주 하는 단속 운전보다 냉방 희망온도를 고정한 후 연속 운전하는 것이 전력사용량 절감에 유리하다"고 공식 안내하고 있다. 인버터 에어컨 12시간 연속 운전과 2시간 간격 껐다켜기를 비교하면 연속 운전 쪽이 전기요금 기준으로 약 35% 저렴하다는 비교 결과가 있다. LG전자 에어컨 개발자 박재성 씨도 "춥다고 제품을 끄고, 덥다고 다시 켜는 방법은 올바른 인버터 사용 방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설정 온도는 26~27℃가 적정하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냉방 온도를 1℃ 낮출 때마다 전력 소비가 약 6~7% 증가한다고 안내한다. 24℃와 26℃ 차이는 전력 사용량으로 약 12~14%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90분 이상 외출할 때는 꺼두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짧은 외출이라면 그냥 켜두는 편이 낫다.
정속형: 2시간 간격 수동 온오프
정속형은 반대다. 설정 온도에 도달한 뒤에도 실외기가 멈추지 않기 때문에 연속 운전하면 전력을 계속 소비한다. 한국전력은 "설정 온도에 도달했을 때 2시간가량 작동을 멈추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권고한다. 정속형 에어컨을 2시간 간격으로 껐다 켜면 12시간 연속 사용 대비 전기요금을 약 70% 절감할 수 있다.
운전 방식 외에 챙겨야 할 것들
에어컨 필터 청소는 전기요금에 직접 영향을 준다. 필터를 청소하지 않으면 소비전력이 3~5% 늘어난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월 1~2회 청소 시 안 할 경우 대비 월 10.7kWh를 절감할 수 있다.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4인 가구 하루 5.4시간 에어컨 사용 기준 월 전기요금이 8만3,000~11만4,000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쓰면 냉방 효율이 오른다. 선풍기는 에어컨보다 전력 소모가 약 40~50배 적고, 찬 공기를 실내 전체로 빠르게 퍼뜨린다. 서큘레이터 병용 시 에너지 효율이 약 20% 개선된다는 측정 결과도 있다. 냉방 중 문을 여는 습관은 가장 피해야 한다. 개문 냉방 시 전력 소비는 문을 닫고 가동할 때보다 최대 4~4.4배 늘어난다.
요약하면 이렇다. 내 에어컨 종류를 먼저 확인한다. 인버터형이면 26~27℃ 고정 후 켜두고, 정속형이면 2시간마다 끈다. 필터는 월 1~2회 청소하고, 선풍기를 병행한다. 문은 닫는다. 이 다섯 가지가 전기요금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체크리스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