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원룸에서 이웃 여성의 집에 침입해 속옷을 훔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20대 의대생이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구속됐다. 이 남성은 피해자가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는 장면을 평소 몰래 지켜보고 외운 뒤 범행에 이용했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쓰레기봉투에는 속옷·양말 등 여성 의류 20여 점이 추가로 담겨 있었다.
도어록이 열린 날 아침
2026년 6월 13일 오전 9시 25분, 서울 동작구의 한 원룸 건물. 이웃 여성 B씨는 자신의 집 안에 낯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서울 동작경찰서 경찰은 B씨의 세탁물을 뒤지고 있던 같은 건물 거주자 A씨를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서울 소재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이었다. 수사에서 드러난 침입 방식은 단순하지 않았다. 그는 평소 B씨가 귀가할 때마다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는 장면을 반복해서 몰래 훔쳐보고, 번호를 기억해 두었다. 열쇠나 도구 없이 번호 하나만으로 이웃의 집 문을 열 수 있었던 셈이다.
쓰레기봉투 안에서 나온 것들
경찰은 체포 직후 수사를 확장했다. A씨가 체포 직전 건물 밖에 버린 쓰레기봉투를 압수·수색한 결과, 속옷·양말 등 여성 의류 20여 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 의류들은 피해자 B씨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의 것으로도 추정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머지 의류에 대해 "전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이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같은 봉투 안에 다수의 여성 하의류가 뒤섞여 있었고, 출처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6월 14일 A씨에게 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틀 사이, 사건은 단순 현행범 체포에서 여죄 가능성이 있는 연속 범행 수사로 전환됐다.
법원 판단과 남은 의문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월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 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피해자가 같은 건물에 거주하고, 압수된 의류의 실제 출처가 아직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의자를 불구속 상태로 두는 데 위험이 있다고 본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범행은 6월 13일 단 한 건이다. A씨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집에도 침입했는지, 봉투 속 의류가 실제로 어디서 왔는지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인근 지역에서 유사 수법의 추가 범행이 있었는지 여죄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전자 도어록은 외부 침입에 강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번 사건은 다른 취약점을 드러냈다. 번호를 입력하는 행동 자체가 노출되면 잠금 기능이 무력화될 수 있다. 주거 공간이 밀집한 원룸·고시원 환경에서는 이웃이 번호를 볼 수 있는 거리와 각도에 놓이기 쉽다. 이 사건의 범행 방식이 특별한 기술 없이 반복적 관찰만으로 성립했다는 점에서, 피해자 B씨의 불안은 단지 개인 차원의 피해로 수렴되지 않는다.
경찰 수사 결과는 여죄 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추가로 나올 예정이다. 압수 의류의 출처 확인, 인근 주거침입 사건과의 연관성 검토가 다음 분기점이다.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다른 입주자들이 피해자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