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026년 5월 26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UBS의 목표주가 대폭 상향이 직접적 계기였고, 주가는 단 하루 만에 19% 올라 주당 906.3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912.50달러였다. S&P 500은 0.61% 오른 7,519.12에, 나스닥은 1.19% 오른 26,656.18에 마감하며 양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UBS 보고서 한 장이 불러온 급등
UBS 애널리스트 티모시 아르쿠리는 이날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올리면서 "AI가 마이크론을 평가하는 방식 자체를 영구적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기존 반도체 업종에 적용하던 경기순환적 밸류에이션 배수 대신, AI 인프라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의 정상 배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UBS는 보고서에서 "AI가 메모리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명시했다.
마이크론의 52주 주가 범위는 최저 92.22달러에서 최고 912.50달러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10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퀄컴, AMD, 마벨 테크놀로지 등 주요 AI 반도체 관련주도 이날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실적이 뒷받침한 상승
주가 급등은 하루아침의 사건이 아니었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2분기에 매출 23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6% 증가, 4분기 연속 매출 기록 경신이었다. 매출총이익률은 75%로 메모리 업체 역사상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 중간값은 335억 달러로 제시됐다.
핵심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마이크론의 2026년 전체 HBM 생산량은 구속력 있는 장기 계약으로 이미 전량 매진된 상태다. 2026년 3월에는 핵심 고객사들과 업계 최초의 5년 장기 전략적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CEO 산제이 메흐로트라는 "3분기에 다시 한번 유의미한 기록을 기대하라"고 말했으며, AI 수요에 따른 메모리 부족이 2026년을 훨씬 넘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025년 2분기 기준 21%로 올라섰다. 약 1년 전 5% 수준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2위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첨단 메모리 칩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라는 점도 부각됐다.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61억 4,000만 달러의 보조금은 국내 생산 체계를 강화하는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선 5월 초 이미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합류한 상태였고, 마이크론이 그 뒤를 이었다.
과열 우려와 남은 변수
다만 짚어둘 게 있다. 이날의 급등이 UBS 단 한 곳의 보고서에서 촉발됐다는 점이다. 목표주가 1,625달러는 이날 종가 906.36달러 대비 79% 이상의 추가 상승 여력을 상정한다. 시장 전체가 이 전망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AI 서버 투자의 실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실현될 경우 HBM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마이크론 자신도 빠른 증설과 기술 전환 과정에서 수율 리스크를 안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는 5월 11일 하루 거래대금 556억 달러로 엔비디아를 제치고 미국 시장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한 바 있어 단기 변동성이 높다는 신호도 이미 나왔다.
글로벌 빅테크 4사(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의 2026년 합산 설비투자 규모는 최대 7,250억 달러로 전망된다. 이 수요가 HBM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마이크론 실적의 핵심 변수다. 다음 주목 시점은 3분기 실적 발표다. 메흐로트라가 예고한 "유의미한 기록"이 실제로 나오느냐가 1조 달러 시총의 지속 여부를 가르는 첫 번째 관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