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2년차 청사진을 공개했다. 내외신 기자 1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견은 사전 각본 없이 약 100분간 자유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취임 30일·100일·신년에 이은 네 번째 대국민 회견이었다.
출범 1년, 숫자로 본 국정 발자취
이재명 정부는 2025년 6월 4일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 출범 한 달 만에 31.8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고, 그 안에 13.5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담았다. 소비쿠폰 100만 원당 소상공인 매출이 43만 원 늘었다는 후속 분석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1년간 국내에서만 약 2만2929km를 이동하며 현장 소통에 나섰다. 14개국을 순방하며 정상외교를 수행한 거리는 지구 약 3.8바퀴에 달한다. 지난 6월 2일 국무회의에서는 "앞으로 4년이지만 8년처럼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스피 3배·성장률 반등… 경제 지표 개선
자본시장 성과는 두드러진다. 취임 당시 2,500선이었던 코스피는 2026년 5월 15일 장중 8,000선을 돌파했다. 취임 11개월 만에 지수가 세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성장률도 반등했다. 2026년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금융연구원은 2.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상법 개정,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친화 정책을 잇달아 추진했다. 금융권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으로 공급하기로 한 목표치는 1,242조 원이며, 2026년 1분기에만 모험자본 9조9000억 원을 포함해 92조 원이 이 부문에 투입됐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전략 산업에 5년간 150조 원을 투입하는 계획으로, 국민참여형 6,000억 원 물량이 출시 5영업일 만에 완판됐다.
네 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 10% 넘게 올라
짚어둘 게 있다. 이재명 정부의 최다 SNS 정책 키워드가 다주택(94회)·부동산(86회)·투기(77회)였다는 점이다. 그만큼 규제에 공을 들였으나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출범 후 정부는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 10·15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총 네 차례의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결과는 냉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취임 후 1년간 10.47% 상승했다. 직전 1년 상승률인 6.5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 평가도 엇갈린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규제는 규제대로 하면서 가격은 가격대로 상승했다"고 짚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명분은 뚜렷했지만 시장의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출구를 마련하는 디테일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규제가 선행하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2년차 국정 목표 — 물가·첨단산업·균형 발전
이 대통령은 집권 2년차 4대 목표로 서민 물가 부담 완화, 첨단산업 육성, 국토 균형 발전, 외교·안보 위상 강화를 제시했다. "임기 2년차부터는 국민 삶의 실질적 변화를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은 2년차 국정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3월 다주택자·비거주 고가주택 소유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결재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내부 관리를 강화했다. 다만 공급 확대와 수요 관리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는 아직 구체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는 하반기 정부가 내놓을 추가 주거 안정 대책이 2년차 경제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