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5월 8,000선을 돌파하는 동안, 위탁매매 미수금은 연초 대비 66% 급증해 1조5,374억 원에 달했다.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만9,711명을 기록했고, ETF 시장 규모는 450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에 공식 경고를 발령했다.
불장의 규모, 숫자로 본 현주소
5월 8일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 급락과 재반등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1월 약 38.83%에서 5월 들어 49.49%까지 확대됐다. 두 종목이 지수 상승을 사실상 주도한 셈이다.
이 흐름 위에서 증권사도 팽창했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증권회사 임직원 수는 3만9,711명으로, 1분기에만 181명 늘었다. 2025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9,000억 원으로 전년 10조7,000억 원보다 57.1% 늘었고, 이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사 보수 상승의 핵심 동력이었다. 메리츠증권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9,600만 원,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대비 31% 오른 1억7,000만 원, NH투자증권은 1억8,000만 원을 기록했다.
과열 신호들 — 레버리지 ETF와 미수금
ETF 시장은 5월 11일 기준 순자산 450조 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쏠림이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AUM 및 거래대금 비중은 미국 대비 4배 이상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추가로 제기됐다.
빚을 끌어다 투자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5월 15일 기준 1조5,374억 원으로 연초 9,273억 원보다 66% 급증했다. 한국은행 1분기 가계신용 통계에서도 신용대출·증권사 신용공여를 포함한 기타대출이 직전 분기보다 4조8,000억 원 늘어 687조2,000억 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리서치본부장 최창규는 "너무 몰빵 투자, 특히 레버리지 ETF의 몰빵 투자는 좀 금물이다"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이찬진 원장은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나 일부 핀플루언서 등의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다른 시각 — 과열 경고에 드리운 맹점
다만 짚어둘 게 있다. 레버리지 ETF 규모와 미수금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단순히 투기 과잉으로만 보는 시각에는 이견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준석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의 경우 감수하는 위험 대비 높은 수익성을 내야 하는데 비례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레버리지 전략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위험 대비 수익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진입하는 것이 핵심 문제라는 지적이다.
SK증권은 2026년 하반기 코스피 연말 목표를 9,900포인트, 하반기 밴드를 6,500~11,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단과 하단 폭이 4,500포인트에 달한다. 낙관론과 경계론이 공존하는 현재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수치다.
제도 정비와 AI 전환 — 두 개의 변수
금융당국은 7월 1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종가 1,000원 미만' 종목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동전주 상장폐지 강화 규정을 시행한다. 2월 말 기준 이 사정권에 든 제약·바이오 동전주는 19곳으로, 코스피·코스닥 전체 동전주 223곳의 약 8%였다. 이들 기업이 5대1 주식병합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주식병합을 통해 동전주 구간을 벗어날 가능성이 남았지만 이 방법은 가격표만 바꿀 뿐"이라고 평했다.
삼성전자는 5월 26일 DX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 — 제미나이, 챗GPT, 클로드 — 를 6월 중 공식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4월부터 임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현장 검증을 진행한 결과다. 보안 교육 이수자에 한해 사용 권한을 부여하며, 기존 자체 모델인 삼성 가우스와 투트랙으로 운영한다. DX부문장 노태문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AX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AI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흐름이 투자 테마로 코스피에 추가 동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시장에서 형성 중이다.
다음 분기점은 두 가지다. 7월 1일 동전주 규정 시행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실제 상장 여부다. 두 이벤트 모두 변동성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재료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