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2026년 들어 처음으로 사흘 연속 동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60일 휴전 연장 MOU 합의 보도가 위험선호 심리에 불을 지폈고, 델 테크놀로지스의 AI 서버 매출 757% 급증 실적이 기술주 랠리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5월 29일 기준 나스닥은 한 달간 8% 상승, S&P500은 9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종전 협상, 어디까지 왔나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임라인은 2월 말 공습으로 시작된다. 이스라엘·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고 주요 군사 시설이 파괴됐다. 이후 파키스탄 중재로 4월 초 2주간 휴전이 성립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1일 이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5월 23일 악시오스 단독 보도가 분위기를 바꿨다. 미국과 이란이 60일 휴전 연장,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를 담은 MOU 초안에 잠정 합의했다는 내용이었다. CNN도 동일한 내용을 뒤따라 확인했다.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아심 무니르가 중재자 역할을 주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3대 지수 수치와 시장 반응
5월 27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만644.28포인트로 마감하며 2026년 첫 동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28일 다우는 5만668.97, S&P500은 7563.63, 나스닥은 2만6917.47로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S&P500 하루 상승폭은 0.58%, 나스닥은 0.91%였다.
종전 기대감은 유가를 끌어내렸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고, 항공·소비재 섹터 강세와 에너지 섹터 하락이라는 업종 로테이션으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종전 협상 진전 소식에 달러와 유가가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안정되면서 증시가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기업 이익 호조를 근거로 S&P500 연말 목표치를 7600에서 8000으로 높였다.
델 테크놀로지스 실적 쇼크
5월 28일 장 마감 후 델 테크놀로지스가 FY27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AI 서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7% 증가한 161억 달러, 분기 전체 매출은 88% 늘어난 438억 달러였다. 월가 예상치인 약 355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조정 EPS는 4.86달러로 컨센서스 2.94달러의 1.65배에 달했다.
델은 FY27 연간 AI 서버 매출 목표를 50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상향했다. AI 서버 수주잔고(backlog)는 513억 달러로 집계됐다. 델 COO 제프 클라크는 컨퍼런스콜에서 "AI 기회는 둔화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Melius 기술조사 헤드 벤 레이치스는 "델의 이번 분기 같은 실적은 지금껏 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5월 29일 델 주가는 하루 만에 32~35% 올라 역대 단일 일 최고 상승률에 근접했다. 연초 대비 누적 상승률은 약 234%다. 스노우플레이크도 연간 매출 전망 상향과 AWS 장기 계약 소식에 36.48% 급등했다.
낙관론 뒤의 변수들
증시 랠리와 달리 거시 지표는 엇갈렸다.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8% 상승해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은 1.6%로 하향 조정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고 성장 모멘텀은 둔화되는 구도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는 "트레이더들이 합의 뉴스의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예상보다 나은 결과에 뒤처지지 않으려 매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이란 협상이 트럼프 서명 단계에서 지연되거나 조건이 바뀔 경우 유가 반등과 함께 현재의 위험선호 분위기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점은 짚어둘 부분이다. 다음 주목 시점은 트럼프의 MOU 최종 서명 여부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