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2026년 6월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해 역대 IPO 사상 최대인 750억 달러를 조달했다. 티커는 SPCX. 공모가 135달러 대비 종가는 19.3% 오른 160.95달러로 마감됐고, 장중 최고가는 176.52달러였다. 첫날 시가총액은 2조1000억 달러를 돌파해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1조7000억 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는 이날 순자산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인류 역사상 첫 '조만장자(trillionaire)'로 기록됐다.
24년 만에 공개 시장으로
스페이스X는 2002년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이다. 설립 후 24년간 비상장 상태를 유지했다. 상장 검토설이 처음 공식화된 건 2025년 12월로, CFO 브렛 존슨이 주주 서한을 통해 2026년 IPO 준비 중임을 밝혔다. 이후 2026년 5월 20일 SEC에 S-1 투자설명서가 제출되면서 재무 현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개인투자자 배정 비중은 전체 공모 물량의 30%였다. 일반 IPO의 5~10%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머스크는 상장 당일 텍사스 스타베이스 행사에서 "처음엔 회사가 성공할 가능성을 10%도 안 된다고 봤다"고 회고했다.
숫자로 본 스페이스X의 현재
스페이스X의 2025년 매출은 187억 달러였다. 이 가운데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114억 달러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2023년 230만 명에서 2026년 1분기 1030만 명으로 3년 새 4배 이상 늘었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다르다. 2025년 GAAP 기준 순손실은 49억 달러였고, 2026년 2월 xAI홀딩스 인수 이후 AI 설비 투자만 한 해 127억 달러에 달했다. S-1 공시 기준 창립 이후 누적 손실액은 413억 달러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등의결권(주당 10표)을 통해 의결권의 80~85%를 행사한다.
IPO로 머스크의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7660억 달러 이상이 됐다. 테슬라 지분 약 2800억 달러를 합산한 순자산은 약 1조5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수익성 우려와 합병 시그널
짚어둘 대목이 있다. 스페이스X는 매출의 성장세와 별개로 대규모 손실 구조를 유지 중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고, 분기 실적 공개 의무가 생긴 상장사로서 투자자 설명 부담도 이전과 달라진다. 그윈 숏웰 COO는 상장 첫날 CNBC 인터뷰에서 "나는 분기 실적에 집중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장기 미래지향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숏웰은 같은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론의 삶이 조금 더 쉬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나오자 하락하던 테슬라 주가가 반등했다. 두 회사 간 합병은 현재 공식 일정이 없다. 다만 시장은 이미 시너지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다음 마일스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IPO 주관단에서 약 3억1000만 달러 규모의 물량을 배정받았다. 한국 증권사가 스페이스X급 빅딜 주관에 이름을 올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스페이스X가 분기 실적을 처음 공시하는 시점이 다음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스타링크 가입자 증가세가 실제 흑자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AI 투자 비용이 언제 수익화될 것인지가 핵심 질문으로 남아 있다. 숏웰은 "이제는 상장기업으로서 필요한 요소들이 갖춰졌다"고 했지만, 413억 달러의 누적 손실을 안은 채 공개 시장 첫걸음을 뗀 만큼 투자자의 시선은 당분간 수익성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