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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골프장에서 김치 삼겹살 타코를 파는 이유

CJ제일제당이 미국 텍사스주 골프장을 K-푸드 체험 플랫폼으로 바꿔놓았다. 2026년 5월 20~24일 열린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는 대회 사상 최다인 24만 83명이 몰렸고, 현장 식음·기념품 수입은 전년 대비 30% 이상 뛰었다. 골프 대회가 어떻게 K-라이프스타일 쇼케이스로 진화하고 있는지, 이번 대회가 보여준 신호들을 정리했다.

편집부 · 2026.05.27 · 4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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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미국 텍사스주 골프장을 K-푸드 체험 플랫폼으로 바꿔놓았다. 2026년 5월 20~24일 열린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는 대회 사상 최다인 24만 83명이 몰렸고, 현장 식음·기념품 수입은 전년 대비 30% 이상 뛰었다.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운 체험형 마케팅이 단순 스폰서십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지 짚어봤다.

골프장을 통째로 바꾼 750㎡ 체험관

대회장 내 CJ그룹 통합 체험관 '하우스 오브 CJ'는 올해 전년 대비 20% 확대된 약 750㎡ 규모로 조성됐다. 비비고존과 코스 내 두 곳의 비비고 컨세션이 함께 운영됐다. 공간 자체가 커진 만큼, 그 안을 채운 콘텐츠도 층위가 다양해졌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K-베이커리 마케팅을 같은 공간에서 펼쳤고, 초대형 만두 조형물 포토존과 한국어 '만두'를 외치는 틱톡 챌린지 이벤트는 현지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 중 하나였다.

Attendance surged from 180,000 to 240,000 visitors year-over-year, with food and merchandise revenue jumping 30 percent at the PGA tournament.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대회라는 점도 배경으로 깔린다. CJ제일제당은 2018년부터 매년 더 CJ컵을 통해 K-푸드를 해외 시장에 알려왔으며, PGA 투어로부터 2025년 '베스트 타이틀 스폰서 인테그레이션' 상을 받은 바 있다. 지금의 체험관 규모는 그 누적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셰프 3인, 매일 다른 비비고 메뉴

이번 대회의 핵심 콘텐츠는 7번홀 비비고 컨세션에서 펼쳐진 셰프 협업 메뉴였다.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자 유용욱 셰프가 김치 삼겹살 타코를, 뉴욕 파인다이닝 '아토믹스'의 박정현 셰프가 소바바 치킨 라이스를, 미국 '아이런 셰프' 우승자 보 맥밀런 셰프가 레드 드래곤 소스 만두를 각각 하루씩 선보였다. 한국 셰프와 미국 셰프를 함께 내세운 구성은 K-푸드를 낯선 음식이 아닌 '미식 언어로 번역된 경험'으로 포지셔닝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Three international chefs rotating daily menus—kimchi pork belly tacos, Korean chicken rice, and red dragon sauce dumplings—alongside Korean distilled spirit cocktails.

주류 쪽도 주목할 대목이 있다. CJ제일제당의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 'jari(자리)'가 현장에서 '블랙 서울' 등 4종의 칵테일을 선보였다. 이 브랜드는 문배술·가무치소주 등 국내 중소 양조장과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2026년 하반기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골프장이 사실상 미국 론칭 전 마지막 대규모 소비자 테스트 무대가 된 셈이다. 2년 연속 대회를 찾은 현지 관람객 이자벨 베나이트는 "김치 삼겹살 타코와 한국 증류주 칵테일 콤보가 인상적이어서 한국 음식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흥행 수치 뒤에 남는 질문들

이번 대회 관람객 수는 전년 약 18만 명에서 24만 83명으로 33% 이상 늘었다. 식음·기념품 수입 증가율 30% 이상, 상금 규모 1,030만 달러(약 151억 원). 수치만 보면 성공적이다. 다만 짚어둘 게 있다. '체험형 마케팅의 효과'가 실제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회장에서의 호감이 마트 선반 앞 구매 결정으로 연결되기까지는 반복 노출과 유통망 구축이 동반돼야 한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약 7,000억 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2027년 완공 목표로 짓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 large dumpling sculpture photo zone and TikTok challenge event generated viral moments, positioning Korean cuisine as refined culinary experience rather than novelty food.

비비고의 미국 B2C 그로서리 만두 시장 점유율은 현재 41~42%로 단일 브랜드 기준 1위다. CJ제일제당의 2024년 북미 식품 매출은 4조7,138억 원으로 전체 해외 식품 매출(5조5,814억 원)의 84%를 차지한다. 시장을 이미 잡은 브랜드가 왜 대규모 체험 마케팅을 계속 하는가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번 대회를 2026년 첫 글로벌 경영 행선지로 택하며 직접 현장을 방문한 데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현장에서 "더 CJ컵을 단순한 골프 대회를 넘어, 미국 내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만두 점유율을 지키는 것과 한국 식문화 전체의 브랜드 자산을 쌓는 것은 다른 전략 목표다. CJ그룹이 K-푸드·K-뷰티·K-콘텐츠·K-웰니스를 한 자리에 묶는 'K라이프스타일 마케팅 플랫폼'을 공식 전략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 마일스톤은 2027년 수폴스 신공장 완공과 'jari'의 미국 정식 출시다. 두 이벤트가 겹치는 시점에 이 전략의 실질적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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