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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삭제 요청 1만 건 돌파 — 6·3 지방선거가 바꾼 선거방송 풍경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당일, 방송 화면 뒤에서는 예년과 사뭇 다른 일이 벌어졌다. GPT-5.5가 실시간 개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문사와 지역 공영방송이 처음으로 같은 스튜디오 안에서 방송을 제작했으며, 딥페이크 삭제 요청은 이미 5월 말에 1만 건을 넘어섰다. 기술·협업·허위정보 대응이라는 세 축이 한꺼번에 맞물린 선거 방송이었다.

편집부 · 2026.06.02 · 5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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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당일, 방송 화면 뒤에서는 예년과 사뭇 다른 일이 벌어졌다. GPT-5.5가 실시간 개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문사와 지역 공영방송이 처음으로 같은 스튜디오 안에서 방송을 제작했으며, 딥페이크 삭제 요청은 이미 5월 말에 1만 건을 넘어섰다. 기술·협업·허위정보 대응이라는 세 축이 한꺼번에 맞물린 선거 방송이었다.

협업과 플랫폼 확장 — 달라진 개표방송의 출발점

한겨레신문과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는 6월 3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짜리 공동 개표방송 '2026 시민의 선택 시·선'을 생방송으로 송출했다. 신문사와 지역 공영방송이 기획 단계부터 출연진 섭외까지 함께한 국내 첫 협업 모델이다. TBS는 상암동 스튜디오와 방송 인프라를, 한겨레는 전문성 높은 출연진 구성을 맡는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방송은 1부·2부·3부로 나뉘었으며, 각 부마다 두 매체 소속 진행자와 패널이 번갈아 판세를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 '한겨레TV'와 'TBS 시민의방송', TBS 라디오·TV를 통해 동시에 멀티플랫폼으로 송출됐다. 변상욱 TBS 기자는 이 협업을 "무엇보다도 대단히 실험적인 협업"이라고 평했고, 박찬수 한겨레 대표이사는 "TBS 정상화와 언론의 공공성·독립성이라는 가치를 시민, TBS 구성원과 함께 추구해 가겠다는 뜻을 담아 이번 방송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News anchors and panelists from two media outlets preparing scripts and graphics across multiple platform feeds before transmission.

AI가 개표판을 분석하다 — 방송사별 기술 경쟁

SBS는 5월 7일 오픈AI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표방송 '2026 국민의 선택'에 'AI 상황실', 'AI 선거비서', '영상아트' 세 가지 AI 협업 프로젝트를 투입했다. AI 상황실에는 GPT-5.5가 쓰였으며, 서울대 통계학과 김용대 교수팀의 당선확률 모델을 오픈AI의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로 고도화해 지역별 판세를 실시간 그래픽으로 제공했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 선거를 앞두고 SBS와 협력해 국민에게 보다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KBS는 국립중앙박물관 거울못 위에 증강현실 그래픽을 덧입힌 체험형 공간 'K존'을 운영했고, JTBC는 여론조사 메타분석 시스템 '메타J'로 데이터 신뢰도에 무게를 뒀다. MBC는 충주시청 출신 유튜버 김선태 씨를 영입해 인물 중심 방송을 선보였다. 참고로 MBC는 2025년 21대 대선 개표방송에서 닐슨코리아 기준 평균 시청률 10.7%로 지상파 1위를 기록한 바 있어, 이번 경쟁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지역 채널 쪽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자체 개발한 AI 방송 제작 솔루션 'B tv AI-Studio'를 통해 정시뉴스 체계를 도입했다. 이 변화로 채널 시청률이 전년 대비 약 3배(0.08%→0.2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LG헬로비전·딜라이브·CMB·kt HCN·서경방송·JCN울산중앙방송 등 전국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선거 2주 전인 5월 20일부터 지역 밀착형 선거방송 체제를 가동했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케이블TV 지역채널은 바로 그 정보를 가장 가까이에서 전달해 온 지역 민주주의의 생활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Live election night broadcast with split-screen analysis, AI vote projections rendering on monitors, and multi-platform distribution active simultaneously.

딥페이크 1만 건 — 기술 축제 이면의 경고

화려한 기술 경쟁 뒤에는 불편한 숫자가 있다. 중앙선관위의 딥페이크 게시물 삭제 요청이 5월 27일 기준 1만 319건에 달했다. 2025년 21대 대선 전체 삭제 요청 건수인 1만 510건의 98.2%에 이미 도달한 수치다. 2024년 22대 총선 당시 388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사이에 급격히 불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딥페이크·AI 허위정보 관련 적발 인원도 921명에 이르렀다.

행정안전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AI 딥페이크 탐지 모델을 이번 지방선거에 처음 실전 투입했다. 268개 팀이 참가한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5개 우수 모델을 중앙선관위에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8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딥페이크 영상을 선거운동 목적으로 제작·유포·게시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삭제 요청 건수는 탐지 체계를 앞서는 속도로 늘고 있다.

다만 짚어둘 지점이 있다. 탐지 모델 정확도와 오탐(정상 콘텐츠를 딥페이크로 잘못 판정) 문제는 아직 공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술로 기술을 막는 구조는 탐지-회피의 순환을 가속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AI가 방송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동시에, 선거 정보 환경을 교란하는 데도 쓰이고 있다는 이중성은 다음 선거 주기 전에 제도 설계로 다뤄져야 할 과제다.

Post-broadcast monitoring stations displaying deepfake detection alerts stacking up, with over ten thousand flagged videos pending removal.

다음 선거 전에 확인해둘 것들

사전투표율은 23.51%로 집계됐다. 방송 환경의 변화와 별개로, 유권자가 선거 정보를 어디서 얼마나 신뢰하며 소비하는지에 대한 조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AI 개표 분석과 협업 방송 모델이 실제 시청자 신뢰도나 정보 이해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와 방통위의 사후 평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딥페이크 탐지 모델의 실전 성과도 행안부가 선거 이후 공개 보고서로 발표할 예정이다. 그 수치들이 나오는 시점이 이번 실험의 진짜 성적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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