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31억 달러로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9% 늘며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틱톡샵 오프라인 행사부터 얼타 뷰티 매장 입점까지, K-뷰티의 북미 유통 구조가 빠르게 다층화되고 있다.
미국이 최대 수출국이 된 배경
2025년은 K-뷰티 수출 지형이 바뀐 해로 기록된다.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켰던 중국을 미국이 처음으로 앞질렀다. 2026년 1분기에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국가별 수출액은 미국 6억2000만 달러(19.8%), 중국 4억7000만 달러(15.0%), 일본 2억9000만 달러(9.3%) 순이었다. 중국 수요 정체와 맞물려 북미·동남아 다변화가 시장 무게중심을 옮긴 구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5월 화장품을 국가 20대 주력 수출 품목에 공식 편입했다. 2025년 화장품 연간 수출액은 114억 달러였다. 반도체·자동차와 같은 선반에 놓인다는 뜻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K-뷰티는 중소기업 수출 기여도가 매우 큰 분야"라고 평가했다. 대기업 브랜드가 아니라 인디 브랜드들이 이 수치를 함께 끌어올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댈러스 부스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6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틱톡샵이 주최한 'K-뷰티 콜렉티브' 행사가 열렸다. 스킨1004와 센텔리안24를 포함한 K-뷰티 브랜드들이 현장에 부스를 차렸다. 스킨1004 부스에는 사흘간 2,500명 이상이 방문했고, 스킨1004 브랜드 부문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센텔리안24도 같은 행사에 참가했다. 첫날 크리에이터 250명이 부스를 찾았고, 이후 일반 소비자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행사가 끝난 뒤인 6월 10일, 센텔리안24는 뉴욕으로 이동해 틱톡샵 어필리에이트 약 200명 대상 'TTS 시티 투어'를 추가로 진행했다. 센텔리안24 담당자는 "글로벌 플랫폼과 연계한 마케팅으로 북미 시장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행사만이 아니다. 센텔리안24는 미국 최대 뷰티 전문 리테일러 얼타 뷰티 1,400개 매장에도 입점했다. 동남아에서는 스킨1004가 말레이시아 틱톡샵 입점 4개월 만에 '탑 라이징 뷰티&헬스 셀러' 수상을 받았고, 같은 달 말레이시아 11월 거래액은 전월 대비 278.6% 올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역과 지역을 동시에 확장하는 방식이다.
숫자 뒤에 읽어야 할 것들
성장 숫자는 선명하지만, 짚어둘 대목도 있다. 틱톡샵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플랫폼 정책 변화에 취약해진다는 지적이 업계 안에서 나온다. 2025년 초 미국 내 틱톡 서비스 중단 논란처럼 외부 변수 하나가 판매 채널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수출 구조 다각화가 강조되는 이유다.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 기업 수는 2026년 1분기 기준 2,735개사로 늘었지만, 브랜드별 온라인 수출액 편차는 크다. 숏폼 커머스 마케팅 기업 윗유의 미국 크리에이터 초청 프로그램 '트립 투 코리아'처럼 크리에이터를 장기 팬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반짝 매출에 그칠 수 있다. 윗유 글로벌 총괄 이사는 "크리에이터를 브랜드의 진정한 팬으로 만드는 구조가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변수와 확인 포인트
틱톡샵은 2026년 1분기 기준 영국·스페인·독일·프랑스·미국 등 7개국에서 상위권 온라인 뷰티 리테일러로 자리를 굳혔다. 뷰티 카테고리가 틱톡샵 전체 소비재 매출의 46%를 차지한다. 플랫폼과 K-뷰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국면이지만, 46%라는 집중도가 양날이 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6월 16일 서울 용산에서 열리는 '글로벌 K뷰티 콘퍼런스 2026'에는 로레알코리아·틱톡커머스·CJ올리브영·실리콘투가 참가한다. 식약처는 9월 중동·남미까지 포함한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회의(GCORAS)를 열 계획이다. 수출 루트와 규제 환경이 동시에 확대되는 시기인 만큼, 브랜드 전략의 무게추가 어느 채널로 옮겨가는지 하반기가 가늠자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