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2026년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하며 그린슈 포함 857억 달러를 조달했다. 사우디 아람코가 보유하던 역대 최대 IPO 기록(290억 달러)을 세 배 가까이 넘어선 수치다. 상장 3거래일 만에 시가총액 2조 7,000억 달러로 아마존을 추월해 세계 5위 기업에 올라섰지만, 연간 순손실 50억 달러의 수익성 공백은 여전히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창사 24년 만에 처음 공개된 재무제표
스페이스X는 2026년 5월 20일 SEC에 S-1 공시를 제출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재무제표를 공개했다.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이후 줄곧 비공개 기업으로 운영해 온 만큼, 이 공시 하나만으로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로, 골드만삭스가 대표주관사를 맡아 고정 가격 방식으로 확정했다. 소매 투자자 배정 비율은 약 30%로 책정됐다. 일반 IPO의 5~10%와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머스크는 상장 기념 행사에서 "스페이스X의 성공 확률을 10%도 안 된다고 봤다"며 창업 초기를 회고했다. 그는 이어 "스페이스X가 하는 일의 핵심은 과학소설에서 '소설'을 걷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첫날부터 3일 차까지: 숫자로 본 질주
상장 당일 공모 지정 물량의 3배를 넘는 약 2,500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시초가는 150달러였고 장중 최고가 176.52달러(공모가 대비 약 +30%)를 찍은 뒤 160.95달러로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19.22% 상승이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 1,000억 달러로, 첫날 거래대금만 800억 달러를 웃돌았다.
한국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하루에만 약 1.2조 원을 순매수했다. 해외 단일 종목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비싼 가격에서라도 시장에서 살 거고요"라며 기관투자자가 주가 수준과 무관하게 매수를 이어가는 구조를 설명했다. 블랙록은 IPO 전날에만 50억 달러 이상의 매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3거래일째인 6월 16일, 스페이스X는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 개발사 앤리스피어(Anysphere)를 600억 달러(약 90조 원) 규모의 주식 거래로 인수하기로 공식 합의했다. 거래 완료는 3분기 예정이다. 이 발표와 함께 주가가 추가 급등하며 시가총액은 2조 7,000억 달러를 돌파, 아마존을 추월해 세계 5위에 자리했다. 같은 날 머스크는 "2030년에는 약 1조 달러의 매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직접 게시했다.
수익성 공백과 고평가 논란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게 있다. 스페이스X의 2025년 매출은 190억 달러였지만, 순손실은 50억 달러에 달했다. 시가총액 2조 7,000억 달러를 연간 매출로 나누면 주가매출비율(P/S)이 140배를 넘는다. CFRA는 목표주가 115달러에 '매도' 의견을 내며 현재 주가가 본질 가치 대비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낙관론의 근거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는 2026년 2월 xAI와의 합병을 완료해 Grok 챗봇, X 플랫폼, 멤피스 Colossus 슈퍼클러스터를 산하에 뒀다.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팰컨·스타십 발사 사업, AI 인프라까지 수익원이 다층화돼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항공우주 기업과는 다른 밸류에이션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FTSE 러셀 및 MSCI 지수 편입이 6월 말 예정돼 있어, 편입이 확정되면 패시브 펀드와 ETF 자금 수십억 달러가 추가로 유입될 전망이다.
다음 관전 포인트
커서 인수 거래 완료(3분기 예정)와 지수 편입 여부가 단기 주가의 분수령이 된다. 수익성 개선 시점에 대한 구체적 가이던스가 없다는 점도 투자자가 계속 확인해야 할 변수다. 머스크가 제시한 '2030년 매출 1조 달러' 전망의 신뢰성은 스타링크 가입자 증가 속도와 스타십 상업 운항 일정에 달려 있다. 상장 직후 터진 대형 인수와 지수 편입 기대감이 현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 기대가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아직 불확실하다.




